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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g

향수?


마흔이 넘었다는 것을 잊고 살고 있는데.......
오늘 본가에 가서
어릴적 다니던 이발소에 갔다.

맞은편으로 옮겼을뿐
아저씨는 그대로셨다.....

한참
씨름이 유행하던 시절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모습들
이발소에서나 볼 수 있던 풍경화...
그리고 인형....

옛날 어릴때 모습이 떠 오른다.

이젠
내가
그때 그 아저씨의 나이가 되어
찾아가니
알아봐 주시더라....

어찌나 반갑던지
머리는 전문가 분께 맡기고
회상에 잠겼다.

어린시절 얘기 동네 얘기
친구들 얘기.....

머리를 다 깍고 나올때
과자 사먹으라고 돈한푼 쥐어 주시던
추억....

머리감을때
빨래비누로 감았던 기억
세면대에서 풍겨져 나오던 묘한 냄새.....

지금은 온수가 철철 나오게 만들어 놨지만
예전에
난로위 끓이고 있는 물....
난로 통 옆에 거품솔을 문지러던 모습...

생생하게 떠 오른다.

솜털밖에 없던 녀석이
아저씨들 수염깍는 모습에 ,
면도기를 가죽에 쓱싹 쓱싹 날을 세우던 모습.

뜨끈한 수건을
얼굴에 얹어 부드럽게 한후 면도 하던 것이 어찌나 부러웠던지....

두런 두런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고서
아저씨와 기념 사진을 찍었네....ㅎㅎ
하나도 변하지 않으신 이발사 아저씨.
머리 깍는 비용은 칠천원.
만원을 내며 잔돈은 받지를 않았다.

그 잔돈 보다 더 많은 추억을 선물 받았기에 그것도 죄송할 따름이다.

나오며 다짐했다.

이곳에서 앞으로는 계속 머리 깍기로......

추억은 때론 활력을 주는 것 같더라...